신앙(믿음)의 핵심은 인간의 존엄함을 깨닫는 것입니다.

일본 대지진을 보면서 살고 죽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월 14일(월)에는 반가운 손님들이 민들레국수집에 오셨습니다. 바오로회 수사님과 수단어린이장학회 이사님 몇 분께서 방문해주셨습니다.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수단 톤즈의 이태석 신부님의 뜻을 기려 그분의 못 다한 꿈을 이루려는 모임입니다. 민들레국수집과 민들레가게,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 그리고 민들레 책들레와 민들레희망지원센터를 둘러보셨습니다.

오후에는 인천의료원에 가서 광회(가명)씨 퇴원수속을 하고 함께 병원을 걸어서 나왔습니다.

2010년 12월에 목발에 의지해서 겨우 병원으로 들어 갈 때 걸어서 나올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고마운 분들의 도움으로 위암수술을 하고, 9센티미터가 넘는 종양 두 개나 발견하고 난감했습니다. 거의 석 달 만에 퇴원할 수 있었으니 기적 같은 일입니다.

광회(가명)씨가 퇴원하면서 제일 먹고픈 것이 짜장면이라고 했습니다.

저녁에는 민들레 식구들과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내일부터 집수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수요일부터 민들레국수집 수리를 하고, 금요일에는 대청소를 하기로 했습니다.

찬시(가명)씨가 일곱 해 전에 범칙금 딱지를 받았습니다. 그때는 용산에서 노숙을 할 때였습니다. 얼마 전에 방을 얻어드리면서 말소된 주민등록도 살렸습니다. 며칠 전에 경찰이 찾아왔습니다. 7년 전에 담배꽁초 버리다가 범칙금 고지서를 미납해서 체포하러 왔다는 것입니다. 10만원 벌금 미납이니 2-일 정도는 구치소에 갇혀있다가 나와야 할 형편입니다. 찬시 씨에게 경찰이 찾아왔었고 7년전 범칙금 미납으로 왔다고 했더니 스스로 파출소로 가서 인천구치소에서 벌금 대신 갇혀 있다가 그제 출소했습니다. 두부를 드시게 했습니다. 대단한 대한민국 경찰입니다. 대단한 대한민국의 정의로운 법집행입니다.

월 15일(화)

춥습니다. 꽃샘바람이 매섭습니다. 그래도 새싹들은 돋아납니다. 봄입니다.

민들레 가게의 간판에 흰색 페인트를 칠했습니다. 멋진 민들레가게 현판도 달아야 합니다.

롯데카드 봉사팀에서 자원봉사 나오셨습니다. 달걀을 오십 판이나 선물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소래 농협에서도 선물을 보내주셨습니다. 쌀과 멸치 10상자와 미역입니다. 멸치볶음은 우리 손님들이 참 좋아하십니다. 쟁반에 밥 푸신만큼 멸치볶음을 담아서 드십니다.

오늘은 이슬왕자가 두 번이나 식사를 하러 왔습니다. 이슬왕자께는 담배 한 갑을 그냥 드립니다. 반드시 뜯어서 드려야 합니다. 새 담배를 드리면 어느새 술과 바꿔 먹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손님들께 내일은 국수집 페인트칠하고 수리를 하기 때문에 문을 열지 못한다고 알려드렸습니다. 그래도 배고파 찾아오시는 손님들을 위해서는 컵라면을 준비해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