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국수집 리노베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9명의 일꾼 중에 땅을 파거나 현장 정리를 하는 등 제일 힘든 일을 하는 분이 계십니다. 기술이 없어서 몸으로 하는 험한 일을 도맡아서 합니다. 40도가 넘는 한낮에 땅을 팝니다. 무거운 폐자재를 포대에 담아 져 나릅니다. 정화조를 만들 곳을 파는데 오로지 삽과 따비로 사람 키보다 깊이 몇날을 팠습니다. 사진보다 넓이도 두 배가 넘습니다. 그런데 임금은 9명 중에 제일 적습니다.
오늘 점심 시간입니다. 일꾼들이 너무도 부실하게 점심을 먹길래 간이 식당에 가서 방호스라는 생선 튀김을 사다드렸습니다. 거의 맨밥을 먹는 수준이거든요. 아니면 작은 생선 두세마리.
그런데 점심을 드시는 분이 여더러 명 뿐입니다. 현관 입구에서 혼자 누워있습니다. 왜 밥 먹지 않냐고 물었더니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해서 그냥 넘기는 중이랍니다. 세상에! 일꾼 도시락이라야 비닐봉지에 밥 한 덩이, 반찬 조금이면 되는데 그런 점심마저 싸올 수 없다니...
함께 밥 먹으러 갔습니다. 밥 세 접시, 반찬 세 접시, 생수 2병 주문했습니다.
반찬 두 접시를 앞에 놓아드렸고, 밥도 두 접시를 드렸습니다. 빨간 월남고추 하나를 종지에 으깨어 넣고 간장 조금,식초 조금 넣어서 반찬과 함께 먹습니다. 배 고팠는지 게눈감추듯 싹싹 접시를 비웠습니다. 그리고 살라맛 뽀 고맙다고 합니다. 150페소. 우리 돈으로 3,800원 정도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무덤 옆 구멍가게에 들러 담배 한 개피 사서 피워 뭅니다. 여기는 개피로 담배를 팝니다. 담배 한 갑을 사서 드렸습니다.
번 돈을 가족들에게 모두 보내고 빈털털이랍니다.
굶으면서까지 가족을 돌봅니다.
참 선하다 선한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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