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먼 물이 마을 골목길에 세차게 흐릅니다. 

어른 허벅지가 잠길 정도로 깊습니다.  시커먼 물에 온갖 쓰레기가 씻겨 내려갑니다. 

민들레국수집 오후반 아이들이 간식을 먹을 즈음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양동이로 쏟아 붓는 것처럼 비가 내렸습니다.  아이들이 사는 마을인 BMBA 마을은 시커먼 물이 흐르는 개천이 흐릅니다.  그 개천이 범람하면 마을은 물바다가 됩니다.

비에 흠뻑 젖은 아이 아빠와 엄마들이 아이들을 데리러 왔습니다.  이미 아이들 혼자서는 집에 올 수 없기 때문에 데리러 왔답니다. 

리카메이는 집에 쌀이 없답니다.  아빠는 일하러 갔는데 어디로 갔는지 모른답니다.  레노아도 데려다 주어야 합니다.  두 아이와 마을로 갔습니다.

장화를 신으면 괜찮으려나 하고 장화를 신고 갔습니다.  그런데 시커먼 물 속에 발을 딛자 마자 장화 속으로 물이 들어왔습니다.  물살도 꽤나 거셉니다.  레노아를 안고 조심조심 골목길을 걸었습니다.  아이들은 웃고 떠들면서 그 물에서 물놀이를 즐깁니다.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짐보이네 집 마당은 이미 물바다입니다.  이층에서 우릴 보고 인사합니다.

겨우 레노아 집에 도착했습니다.  네슬리가 레노아 집에 있습니다.  네슬리네 집은 반지하인데 이미 물에 잠겼습니다.  그래서 이웃집인 레노아 집으로 피난 왔습니다.  레노아네 집은 지붕이 없습니다.  얼기설기 천으로 가렸습니다.  이곳저곳 물이 떨어집니다.  그 와중에도 숯을 피워 밥을 하고 있습니다.  레노아 아버지는 일자리를 못찾았습니다.  

약간 높은 곳에 있는 구멍가게에서 쌀을 2킬로 사서 리카메이에게 줬습니다.  리카메이네 아홉 가족이 먹을 양식입니다.  마누엘라네 집은 이층이어서 물바다 속에 길은 없어졌습니다.  아직 먹을 쌀이 있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물놀이를 즐기면서 행복하다고 합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몇 번을 몸을 씻었습니다.

참 놀라운 경험입니다.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