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일 토요일 아침에 필리핀 민들레 스콜라쉽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오전 8시 30분에 장학금을 받으러 아이들 어머니들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8시가 되기도 전에 구름처럼 모여들었습니다.  비가 쏟아집니다.  어머니들을 작은 도서관과 아이들 식당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게 했습니다.  엄마와 함께 따라온 아이들 때문에 온 집안이 사람들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100명의 아이들과 아이들 엄마가 모였습니다.  한 집에 장학금을 받는 아이들이 네 명이나 되는 집도 있습니다.  세 명, 두 명도 많습니다.  엄마들에게 당신들 자녀들 일곱 명이 초등학교를 다니면 일곱 명 분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참 좋아하십니다.

알루까드 엄마는 스무여덟 살입니다.  아기가 일곱 명이나 있습니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두 명입니다.

질리안 엄마는 서른 아홉입니다.  자녀가 일곱 명입니다.  질리안 혼자 초등학교를 다닙니다. 

리까메이 엄마도 서른 아홉입니다.  아빠는 서른 살이랍니다.  자녀가 일곱 인데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는 리카메이 하나입니다.

엄마들께 왜 장학생이 이렇게나 많아졌는지, 왜 급식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아이가 많아졌는지 설명을 했습니다.

처음에 장학생 50명, 급식프로그램 참가자 50명으로 시작했습니다.  장학생 대상 아이들 집을 방문한 결과 모든 아이들이 배가 고픕니다.  급식 프로그램에 장학생 50명도 모두 참가하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급식 프로그램 아이들이 섭섭해 합니다.  급식 프로그램 아이들 50명도 장학생으로 받아드렸습니다.  그리고 언니와 오빠, 형을 따라온 어린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도 밥을 주다보니 3세에서 취학전까지의 아동이 어느새 40여명입니다.   어린이 집을 지금 준비하고 있고 다음 주부터는 어린이들 40명을 위한 "민들레 어린이집"을 열 수 있다고 했더니 참 좋아하십니다.

엄마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책가방과 노트와 연필 등을 선물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엄마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지붕이 없는 집에 사시는 분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더니 3분의 1 가량의 엄마들이 손을 들었습니다.  세상에!  우리 아이들이 지붕도 없는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10시 30분에 장학금을 받는 초등학생만 데리고 근처의 '졸리비' 매장으로 출발했습니다.  비가 조금씩 내립니다.  지프니를 타고 졸리비로 갔습니다.  100여명의 병아리 같은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요!

치킨 한 조각과 밥 한 덩어리 그리고 콜라 한 잔에 기뻐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에덴은 2006년생 여자아이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치킨 한 조각을 종이에 싸서 가슴팍에 넣는 것을 보았습니다.  에덴은 밥과 콜라만 먹고 있습니다.

나중에 에덴에게 왜 치킨을 먹지 않고 가슴에 숨겼는지 물어봤습니다.   배가 불러서랍니다.  이야기를 하면 치킨 도시락 하나를 선물로 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모에게 주고 싶어서 그랬답니다. 

에덴 이모는 에덴 가족과 함께 삽니다.  다리를 절단한 장애우입니다.  그 이모가 어린 에덴을 잘 돌보는 모양입니다.  그 이모에게 맛있는 치킨을 선물하고 싶어서랍니다.

오후 늦게 에덴네 집을 방문했습니다.  조그만 집에 일곱 가족이 삽니다.  에덴의 꿈은 선생님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선물받은 새 책가방을 보여줍니다.  전에 쓰던 다 떨어진 책가방도 보여줍니다.  에덴네 집은 에덴 오빠와 올케가 공장에서 버는 수입으로 근근히 살아갑니다.  에덴 아빠는 에덴이 태어났을 때 문틴루파 감옥에 갇히게 되었답니다.  일년에 한 번 면회를 간답니다.  에덴이 얼마나 공부를 잘하는지 시험지를 보여줍니다.  다 틀린 시험지입니다.  그랬더니 통역을 해 주는 분이 이곳에서는 한국에서 틀렸다는 표시가 정답이고요.  동그라미가 틀린 답이랍니다.  에덴 시험지는 거의 10점 만점 아니면 9점입니다.  정말 나중에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학교에서 2,3 등을 한답니다.

이렇게 마음 착한 아이들이 우리 민들레국수집 아이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