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 성 판크라씨오 성당 인근의 빈민촌에서 불이 났었습니다. 순식간에 400여채가 홀라당 타버리고 콘크리트 구조물만 남았습니다. 쓸고 씻고 닦고 다시 나무 판자로 뼈대만 남은 집들을 고쳐서 들어가 다시 삽니다.성당 마당에 다섯 가구가 남았습니다.
아무래도 이 다섯 가구는 민들레 패밀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다섯 가구 중에 제일 딱했던(제가 보기엔) 지나네 가족을 먼저 도왔습니다.
지나네 가족이 자기 집을 수리해서 들어가고 나머지 네 가구가 남았습니다. 매일 아침 미사 전에 남은 가구 사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변함이 없습니다.
요즘 아침미사 독서가 아모스 예언서입니다. 가슴이 찔렸습니다. 네 가구를 조금이나마 도와주자 마음먹었습니다. 세 가구는 빈민촌에서 불이 났을 때도 셋방이어서 셋방을 구해서 나가는 수 뿐입니다. 집들이나 할머니께는 일곱 식구인데 집을 짓다 중단상태랍니다. 아들이 시장에서 짐꾼으로 생계를 이어가는데 재료살 길이 없답니다.
네 집을 조금만 도와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민들레 패밀리이기 때문입니다.
왜 그 사람들만 도와주느냐? 나도 어렵다. 나도 도와달라고! 공평하게 도와야지.
이렇게 항의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에게 통역 도움을 청해서 물어봤습니다. 당신이 다른 사람을 당신 말대로 도운적이 있느냐? 없답니다.
조회 : 12,2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