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본 척 할까. 못 들은 척 할까 외면하고픈 마음이 듭니다.필리핀에 와서 몇 달을 지내면서 보고 들은 것은 배고픈 아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거리를 찾아 헤매는 부모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일거리가 없어요. 돈을 조금 주어도 좋으니 일거리가 있으면 좋겠어요.
어떤 집에는 아빠는 감옥에 갔고 오빠가 공장에서 일해서 온 가족이 살아갑니다. 엄마는 빨래를 하거나 허드렛일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태려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는 공동묘지 옆 마을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참 많이 삽니다. 코딱지 만한 집에 두세 가구가 어울러져 삽니다. 집에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일곱 여덟은 보통입니다.
엄마가 서른 일곱인데 아이들이 여섯 명입니다. 큰딸과 작은 딸이 열여덟 열일곱살인데 만삭입니다. 남자 친구는 도망가버렸고요. 아빠가 마흔 한 살인데... 참 대책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웃고 삽니다.
아이들에게 점심 한 끼만 먹이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큰 도움입니다. 그런데 아침 거른 채 오는 우리 아이들에게 판데살 빵과 우유나 요구르트를 함께 먹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후 간식도 나누고 싶고... 쌀이 떨어진 집에는 조금씩이라도 쌀을 담아주고 싶고요.
보리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로 오천명을 배부르게 대접하신 예수님이 힘 좀 써주셔요. 기도합니다.
이제 성당 마당의 이재민은 전부 마을로 돌아갔습니다.
몇 몇 집에 쌀이 자주 떨어집니다. 화수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 꿈이 선생님, 의사, 경찰관, 군인, 은행 메니져 등등입니다. 꿈을 이루게 도울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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