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두 해전에 허리가 무척이나 아팠습니다 틈만 나면 의자에 앉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입으로만 일을 하는 것이미안했습니다 조심조심했는데 며칠전부터 허리가 몸을 제대로 지탱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동안은 입으로만 일하고 되도록이면 몸을 쉬게해야할 것 같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걱정을 합니다 제가 아프면 밥은 어떻게 되나 걱정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착한 총각인 배문기 님이 아침 일찍 장어 덮밥을 만들기 위해서 장어 90마리와 소스 재료를 가져왔습니다 제가 요리를 해야 하는데 반찬 차리고 국을 끓이는 것 마저 벅찹니다 쉬엄쉬엄 준비를 했습니다 장어덮밥은 바울라 할머니나 봉사자 자매님들이 온다면 하기로 했습니다

테아 수녀님과 여러 고마운 분들이 헌옷을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갑자기 추워져서 우리 손님들이 무척이나 힘듭니다 국수집에 있는 모든 헌옷들을 길에 펼쳐놓았습니다 손님들이 서너 가지씩은 가져가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밥 드시는 것보다 당장 필요한 옷이 급하신 손님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 많은 옷들이 제 주인을 찾아갔습니다 옷을 보내주신 착하신 분들께 우리 손님들을 대신해서 감사인사 보냅니다.

점심 식사 후에야 자매님과 데레사 수녀님과또 바울라 할머니가 오셔서 장어 덮밥을 할 수 있었습니다 손님들이 생전 처음 보는 음식인지 손을 대려고 하지 않습니다 "장어"라고 하면 그 때야 접시에 담습니다 우리 손님들은 다양한 음식을드신 기회가 없어서 새로운 음식이나 고급 음식은 무서워합니다 그리고 실수도 많이 합니다 고추 장아찌나 마늘쫑 장아찌나 무 장아찌는 무척이나 짠데도 이것이 짠 반찬인 줄 모릅니다 듬뿍 가져갔다가 남기지도 못하고 그 짠 반찬을 전부 드시려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고추 장아찌예요 짜니까 조금 가져가시고 더 드시고 싶으면 제발 더 가져다 드세요."

다니엘 할아버지가 천원짜리 열 장을 후원금으로 내어놓습니다 과부의 동전 한 닢과 같은 돈입니다 지내시던 리어카를 누군가 가져가버렸다고 합니다 여름 동안 집도 없이 리어카를 손질해서 집처럼 살았기 때문입니다.

오후에는 한방병원에 가서 침 맞고 뜸 뜨고 부황을 하고, 테이프도 붙였습니다 약도 지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어찌나 정성스레 치료를 해 주시는지 곧 나을 것 같기도 합니다 틈이 나는 대로 푹 쉬어야 한다고 합니다 쉬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