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 해를 시작하면서 민들레국수집의 첫손님은 멀리 부산에서 오셨습니다.

열두 살에 고아원을 뛰쳐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스무 살부터는 아예 부산역에서 노숙생활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새 삼십년이 흘렀으니 지금은 나이 쉰입니다

그저 줄서서 밥먹고 창피한 것도 체면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부산역에서 제일 맛있는 밥은 구포성당에서 주는 밥이라고 합니다.

마리아 할머니는 아들과 둘이 삽니다 아들은 허리가 아파서 일도 제대로 못합니다 요즘은 할머니 혼자 벌어서 겨우 삽니다 힘없는 모습으로 찾아왔습니다 지금 연세가 일흔 다섯입니다 그런데 호적이 늦게 되어서 다행스럽게 환경지킴이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합니다 일이 집세를 내는 날인데 5일날 돈이 된다고 사정을 이야기 합니다.

지난 월 달에 얼마의 수입이 있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2만원을 벌었다고 합니다 이번 달에는 그나마 아들이 일을 하니 조금 나을거라고 합니다 달걀을 좀 드릴까 물었더니 미안해서.. 세 판을 드렸습니다

요한이네 가족이 찾아왔습니다 아기가 기어다니기 시작한답니다 아기엄마가 힘들어 죽겠다고 합니다 아기 아빠도 열심히 일을 다닙니다 다음주 수요일에는 임금을 받는데 일하는 곳이 아주 고약한 모양입니다 15일치를 깔아놓고 임금을 준다고 합니다 가난한 이들의 등골을 빼먹는 셈입니다 엘피지 가스가 떨어질 것 같아서 돈 좀 빌려달라고 합니다 오만 원 빌려주었습니다

고마운 분께서 첫아기 키우면서 남은 물건이라며 정성스럽게 물건을 보내주셨습니다 물티슈, 세정제, 분유 등등 일곱달 된 우리 요한이에게 꼭 필요한 물건입니다.

박문여고 학생 네 명과 석정여고 학생 여섯 명이 봉사활동을 나왔습니다 아주 열심히 조잘거리면서 잘 합니다 쪽파 다듬고, 마늘 다지고 그렇게 합니다.

민들레 희망지원센터에서는 오늘 손님들과 함께 부활 달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은 아이들로 북적거립니다 이젠 잘 될 것이라 안심이 됩니다 떡볶기를 간식으로 낸 것이 먹혀들어갑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합니다

예수님의 평화가 충만하옵길 기도합니다.